
재미없다는 말은 너무 많이 들었어

Robbie Henriksson 로비 헨릭손
49세 남성
178cm / 평균
음반 매장 캐셔


무심한
조력적인
사색하는
- 그는 세상 살이에 그닥 사심이 없어보인다. 옷이나 걸음걸이나 말투가 그랬다. 만사 덤덤했지만 진중하고 과묵한 눈으로 세상을 봤다. 헌신적인 관여는 하진 않지만 섣불리 나서는 타입은 아니다. 싫고 좋음이 그닥 없어보인다. 아니 애초에 말이 별로 없다. 싹바가지 없는 건 아닌데 그렇다해서 또 다정한 편은 아니다.
-싫고 좋음을 피력하지 않으니 거의 대부분의 것들을 남에게 맞추었다. 작은 소리도 주의 깊게 경청하였고 관대한건지 뭔지 어떤 상황에서도 쓴소리를 하지 않았다. 소리 없이 조력했고 소리없이 사라졌다. 대가를 바라거나 괜히 주위를 얼쩡거린다거나 하는 일 없이.
- 자주 무언가에 골몰한다. 문제의 해답을 찾아내는 경우도 있지만 그냥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뭔가를 끄적이는 것 같기도 하다. 주목받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 아이슬란드 출신.
-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 구석진 골목에 위치한 'This is not Archive' 라는 음반 가게에서 캐셔를 맡고 있다. LP와 테이프, CD 판매 및 유통 전문점이지만 구석에는 유명 밴드 멤버가 입었던 티셔츠부터 시작해 굿즈, 당시에 실제로 공연을 홍보하기 위해 찍어냈던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포스터와 공연 티켓 등 잡다한 수집 기념품들을 팔기도 한다. 물론 감자칩이나 초콜렛 쿠키 같은 가벼운 스낵도 절찬 판매 중.
취급하는 물건이 물건인만큼 손님은 주로 과거의 향취를 다시 맡고싶어하는 늙은이나 과거 전설적인 영광을 누렸던 밴드, 음악에 뒤늦게 빠져 허우적거리는 젊은이들이 주류를 이룬다. 가게는 굉장히 조용하지만 사람을 노곤하게 만드는 음들이 늘상 흐른다. LP판의 빳빳하고 낡은 종이 커버를 뒤적이는 소리나 가끔 벽난로의 불똥이 튀겼다 사그라드는 소리, 정문이 열리고 닫힐 때마다 흔들리는 쇠종 소리, 계산기를 두드리고 장부를 적는 소리를 들으며 찬찬히 둘러보다보면 어느순간 희미하게 턴테이블에서 흘러나오는 재즈나 블루스 음이 귀에 내려앉는다. 물론 감자칩을 뜯어먹다 기침하는 소리도.
- 기타를 굉장히 잘 다루고 음색도 괜찮다. 음악에 관한 담론을 나누는 걸 좋아한다. 보통은 듣는 편이지만 어쨌든 몇 안 되는 관심사가 음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