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 방금 저 끝에서 귀신같은게 보였단 말이야 ..! 살려줘 .!!!
테크웨어 스타일의 아우터와 등산용 가방을 단단히 쥐어맨 차림새를 보아하니, 어딘가 여행이라도 떠낼 각오가 다분했던 모양이다.
16세, 모험이 필요하지만 요즘 세상 홀로 무언가를 견뎌내기에는 버거웠을 나이.
덕분에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배낭 속엔 낡은 공 하나만 덩그러니 있을 뿐, 유용한 생필품이나 식량 등은 일절 보이지 않는다.
옷가지엔 크고작은 자잘한 흠집과 생채기가 빈번하며 심지어는 완전이 튿어진 부분이 보이기도 한다.
반질반질하던 밝은 베이지색의 직모는 관리하지 못해 후줄근한 비니 사이로 이리저리 뻗었으며
창백하고도 흰 피부는 생기가 한층 가라앉아 버린 상태. 그러한 낯빛은 뺨과 눈가가 상기되어 붉은 색을 띄울 때에 더욱 도드라져 보이곤 한다.
날카롭게 쳐진 눈매 아래로 걸핏하면 동공이 떨리고 눈물을 쏟아내던 푸르스름한 눈동자, 분명하게 오똑한 콧대.
거리에 흔히 보이는 또래 아이들보다는 유독 가늘고 앙칼진 상이었다.
아우터 아래로는 누구나 TV와 같은 미디어, 혹은 동네 운동장에서 보았을 법한 농구선수 유니폼.
이 날씨에 춥지도 않은 건지, 혹은 추워도 갈아입을 옷 하나 없던건지. 당장 보아서는 그 진위를 알 수 없었으나
그 작지만 탄탄한 체격에 제법 알맞아 본인과 어우러져 있다는 것 만은 확신할 수 있었다.
전신 중 유일하게 훤히 드러난, 다행이도 크게 도드라진 상처는 보이지 않는 다리에 꽤 균형감있게 마른 근육이 잡혀있어
그 옷이 곧 그의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생각에 미치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다.

Troye Murphy 트로이 머피
16세 남성
170cm / 58kg
가출 청소년


자존심이 강한
겁이 많은
의존적인
자존심이 강한
그 앙칼진 눈매나 굳게 입을 비죽 내밀며 닫은 입만 보아도 꽤 한고집 하는 성격이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었다.
어차피 물리적으로 어찌 되지 않는 상황이면 금새 꼬리를 내리고 눈물을 보일 주제에, 끝까지 저는 하나 잘못한 것이없다며 떼를 쓰곤 한다.
그저 철부지 아이같은 모습에 타일러보면, 그걸 또 지지 않고 대꾸한다.
어리기 때문이 아니라, 이게 자신의 타고난 성격이라며.
겁이 많은
일상 속 어둠이나 혼자 있어야 할 상황부터, 심하면 그 존재여부조차 확실치 않은 귀신이나 괴물까지. 그 나이대엔 요즘 다 그런건지, 무서운 것도 참 많다.
작은 소리에도 움츠리고, 비명을 지르고. 쉽게 눈물을 쏟아내며 꽁무늬를 빼곤 한다. 이 눈물을 집을 나선 이래로 하루에 몇 번이나 보았다는 듯.
투덜거리며 고집을 부리는 그에게 무서운 얼굴로 겁을 먹인다면, 일단은 잔뜩 질린 얼굴로 줄행랑을 치기 바쁠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은 .. 뻔하지, 분명 타인의 뒤에 숨어선 다시 바락바락 우기려 들 것이다.
의존적인
다른 것엔 겁을 먹으며 경계심이 두터운데 반해, 사람. 그중에서도 어른에 한해서는 경계심이 없고 의존도가 강하다.
걸핏하면 저보다 큰 어른 뒤에 숨어버리며 누군가 함께 있어주는 것 만으로도 쉽게 안심하고, 언제나 조금의 친절에도 쉽게 마음을 열어주곤 한다.
그런 녀석이 어째서 부모의 품을 빠져나왔냐 하느냐면... 일단은 프라이버시라고 답할 뿐이다.

가출 청소년
집을 나온 시기는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으나, 상태로 보아 그리 오랜 세월을 길에서 지낸 것은 아닌 듯 하다.
실은 이제라도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궁리하는 모습이 10m밖에서 보아도 티가 날 지경. 본인은 아니라며 우기고 있지만..
그리 크고 중대한 사연이 얽힌 것은 아니지 않나, 조심스레 궁예해볼 뿐이다.
농구부
집을 나와서까지 배낭 안 유일하게 챙겨두고 있는 낡은 농구공,
제법 탄탄하게 모양을 갖춘 체형이나 착용한 유니폼. 척 보기에도 농구를 즐기던 사람임을 알 수가 있었다.
다만 어딘가에서 본 듯한 유니폼은 아니기에, 선수라기 보다는 그저 어느 학교의 교내 써클 정도가 아니지 않을까 하는.